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2007)

작년 여름, 유럽여행 중 네덜란드에서 한 다이아몬드 회사를 들른 적이 있었다. 이미 와 있던 몇 몇 관광객들과 동참한 나는 다이아몬드 세공과정부터 실물 다이아몬드를 1캐럿부터 몇 십캐럿까지 차례로 볼 수 있었고 끊임없이 1~2캐럿 정도는 귀걸이나 작은 실반지 정도로 세공하여 면세혜택까지 받으면 십만원 중후반정도로 충분히 당신도 "다이아몬드"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고 한국인 가이드는 열심히 지갑을 열어주기를 권고하였지만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던 배낭여행객들이 쉽사리 지갑을 열기는 쉽지않았으리라.
그러나 실물을 직접 만져보고 간이세팅된 반지를 직접 끼워보기까지하면서 그 휘황찬란한 빛에 감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의 배경은 내전이 한창인 1999년의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공화국. 그곳에서 두 아프리카 출생의 흑백인이 다이아몬드에 얽힌 잔혹한 인생을 경험하게 되는 내용이다.
화려한 다이아몬드라는 보석산업 이면에 펼쳐지는 이권다툼과 부정부패는 일반적인 기업드라마에서 나오는 그런 치부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손톱보다도 작은 빛나는 돌에 얽힌 이권다툼으로 죽고 죽이는 내전의 틈새 속에서 자식이 아버지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책가방 하나도 힘들어 할 작은 팔뚝의 어린 소년들이 중화기를 들고 살인을 배운다. 그렇게 수집된 다이아몬드는 반란군의 군자금을 위해 온갖 불법적 세탁과정을 거쳐 서구사회에 팔리고 자본가들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거짓된 시장물량을 조절한다. 그런 그들만의 욕망을 위해 무고하게 희생당하는 제 3세계의 사람들의 모습과 이런 사람들의 모습은 상관없다는 듯 보석덩어리를 손에 끼워보며 자신의 욕망이 채워질 것에 침을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는 "신이 버린 검은 대륙"의 실상을 영화는 거침없이 표현한다.
이처럼 피의 절규속에서 탄생되는 다이아몬드. 그것들의 실제 수요 및 구매의 2/3은 소위 누구못지않게 인간의 존엄성을 외쳐대는 선진물질문명사회의 구성원들이다.
대니아처의 말처럼 세상에 어느 여성이 동화 속,드라마 속 공주님같은 다이아반지와 함께하는 환상적 결혼식을 마다 할 것이며 이 3세계에서 펼쳐진 피와 살육의 현장에서 우리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아니 오히려 궁극적인 원인 자체가 우리들에게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아프리카에 여성의 몸으로 사진기 하나 들고 뛰어든 매디 보웬은 모든 여성들이 허영심만을 추구하진 않는다고는 하지만 정작 지구상 가장 아름답고 값진 보석이라는 다이아반지를 거부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본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경제원칙을 뒤엎을 다른 방도는 없으며 보석의 소유유무나 소유욕망 자체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단지 지금 내가 가지고 있고 또 가지길 원하는 이 물건이 최소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를 필요로 했었는지 그것만큼은 인지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덧1:디몬 하운수라는 아프리카 출생 배우는 이전 아미스타드부터 알게 된 배우이고 다른 영화에선 사실 잘 모르고 지났었지만 이번 블러드다이아몬드에서 가장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그제 본 에라곤에도 나오긴 나오는 군요..워낙 비중이 작지 않아야 함에도 작은 비중이라서..ㅡ.ㅡ
덧2: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로드오브워라는 영화가 참 많이 생각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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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다이아몬드, 정치적으로 올바른 소비
Tracked from 하이드 2007/01/27 12:52 Delete힘이 지배하는 곳. 이 곳에 세 명의 아버지가 있다. 그 첫 번째가 솔로몬 반디.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지만 그는 가족을 자기 자신처럼 아낀다. 총알과 살인이 넘쳐나는 공간에 가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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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항상 수고하시네요~
지금이야 나와 상관없다고 떳떳하지만 막상 결혼 예물로서 실생활에 다가설 때 제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문득 그런 걱정이 들게 하는 영화더군요.
이젠 공정한 생산과정을 거친 합법다이아들만이 유통된다고 하니 일단은 그걸 믿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