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2007 - 사랑을 주는 자와 받는 자
영화이야기/그외영화
2008/01/11 19:37
사랑은 근본적으로는 상호관계가 되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아무리 보기좋은 연인관계일지라도 그안에서는 밀고 당기기..힘겨루기와 누가 더 관계 중 우위에 서느냐를 놓고서 신경전이 벌어지기 마련이지요..
결국 사랑은 마냥 상호주의 원칙으로만 가기보다는 더 주거나 더 받는 쪽이 생긴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O형이오~"
"아..나도 원래 O형이었는데.."
"원래가 어딨어요..O형이면 O형이지.."
"O형이었는데..아프고 나서 검사해보니까 A형이더라구요..원래는 활발했는데 그거 듣고나니까 갑자기 소심해졌어요.."
O형남자와 A형여자..완벽한 커플 공식에서 자주 등장하는 공식..아마도 그녀는 원래 O형이었을 것입니다.
이후 소심하다는 그녀는 남자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더 표현하기 시작하거든요..
사랑을 주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그 사람에 맞게 자신의 모습을 변형시키는 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봐줄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감기만 걸려도 얼마나 무서운데요..앞으론 티 좀 내야되겠네.."
요양원 내에서 병의 위중도와 깊이로 따지자면 그녀보다 더 한 사람은 없습니다. 힘들다고 무섭다고 아프다고 해봐야 들어줄 가족도 연인도 없어왔고 타인에겐 오히려 부담만 되는 걸 알기에 그녀는 스스로 인내하는 방법을 배워왔던 것이죠..
하지만 항상 묵묵히 자신의 뒤에서 가족 또는 친구,연인이 인내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챙겨주던 관계에 익숙한 남자는 이런 고난들을 쉽게 감당해내질 못하고 겉으로 드러냅니다..

"응..영수씨는?"
"..흠..그런게 있긴 있구나.."
"후후..그런게 있어요.."
사랑을 받는 것에 익숙치 못한 사람은 오히려 사랑을 주는 것에 있어서 더 적극적이 됩니다. 자신이 주는 사랑에 즐거워하는 상대방의 모습에서 자신의 부족한 사랑을 채우려고 하니까요..
그러나 평소 받는 사랑에 익숙해왔던 사람은 그 받아온 사랑의 깊이를 잘 헤아리기가 어려워집니다.
묵묵히 자신의 뒤에서 떠받쳐주고 있는 부모님의 사랑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것 처럼 말이죠..
말을 함부로 해도..며칠 씩 전화를 받지 않아도 은희는 영수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옵니다.
근사한 선물도 필요없고..애정어린 목소리도 필요없습니다. 그저 자신을 보고 웃어주고 옆에만 있어주면 그녀는
더이상 감기따위에 공포를 떨 필요도 없을 정도로 충분한 것이었겠지요..
그렇게 일방적인 사랑을 받던 남자는 그 사랑이 지겨워져 그녀를 떠납니다.
이것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겠지만 그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습니다.
사랑은 받는 것에 보답할 줄 알아야하고 또 스스로도 인내해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둘이 한때나마 행복했었던 것은 은희의 무한한 사랑에 영수 스스로도 그녀에게 "웃음"을 선사해줬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작게나마 들꽃을 꺾어다주고..언제나 옆에 있어주겠다는 약속 한가지만을 선사했어도 그녀에겐 큰 행복으로 다가왔었겠지만..은희 역시도 자신이 주는 사랑에 더이상 그에게서 웃음이 돌아오지 않음에 스스로 행복함을 찾을 수 없어 그를 떠나보내는 것이죠..
결국 그녀는 세상을 떠납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행복했을 것입니다.
최소한 죽는 순간에 옆에 있어주겠다던 그의 사랑의 보답을 받았으니까요..
영수는 이제 사랑을 주는 방법과 인내를 배우기 위해 다시 요양원으로 들어갑니다.
아마 다시 요양원을 나오게 되는 날 그는 분명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겠지요..


Please write a comment
원래 있지 않은 것을 갈구하니 불행해 질 수 밖에...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