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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4 추격자,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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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방 업주 엄중호는 요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안그래도 벌이도 시원찮아지고 빚쟁이들의 독촉은 목을 죄어오는데 자신이 관리하던 보도방 아가씨(그것도 1인당 1000만원 이상의 거액을 선금으로 가져간)들이 계속 돈을 갚지않고 잠수를 타버리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순조롭게 살인을 즐겨왔던 "4885-지영민"는 결국 이런 엄중호의 추격에 의해 그 악행의 댓가를 톡톡히 치뤄낼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자, 살인마는 갑작스럽긴하지만 어찌됬든 공권력의 관리하에 조사과정에있고 범인의 옷에는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핏자국과 스스로가 범인이 아니라면 알 수 없을 살인에 관한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의 진술까지 확보해놓은 상태, 그리고 몇 시간 후에는 피해자와의 DNA검증까지 나오게 되는 말그대로 손안대고 코를 푼다는 상식적으로 너무나 간단한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까지 이 대한민국 경찰 공권력은 단 한사람,아니 그 이상의 생명들을 지켜내지 못한다.

물론 모든 일엔 나름의 절차와 법도가 있고 수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절차와 법도가 무시되고서는 설령 옳은 결과라고 할 지언정 것이 결코 올바른 일은 아닐터이다.
하지만 영화 속 "4885" 사건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지러워지는 핵심에는 어떤 법적 절차 문제보다는 "체면과 명분"이라는 대외적 이미지가 더 크게 작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들이 사건 해결 실마리조차 없었던 케케묵은 망우동 실종사건에 유독 큰 관심을 보였던 것은 범죄없는 사회정의 구현이라는 사명감보다는 귀하신 "권력가 시장님"에게 "갈색빛깔의 오물덩어리"가 투여됨을 막지못해 자신들에게 돌아올 책임을 더 큰 이슈로 덮어보자는 논리가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고 그러기에 애초에 지영민이 운전하다 사고났던 세단승용차의 소유주에만 관심을 두고서 조사를 거쳤어도 더욱 빨리 망우동 24-1번지의 소재를 확인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살해된 9명에 대한 사건 증거가 중요한 것이지 현재의 확인되지 않은 3명의 피해자는 지금의 상황에선 굳이 적극적으로 확인할 가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용의자 구류,영장청구 등 모든 수사진행에 막대한 결정권이 있는 검사마저도 앞으로 살려낼 수 있는 한 시민의 생명보다는 만일 증거가 잡히지 않을 경우 당장 드러나는 용의자에 얼굴에 있는 폭력의 흔적들로 인해 자신에게까지 튈지도 모르는 불똥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많은 우여곡절(겨우 단 하룻밤의 작은 시간 속에서)모든 사건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안타까운 또다른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권력자는 자신이 맞은 똥덩이에 대한 기자들이 감히 열렬히 가져줘야 할 관심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불만 뿐이다.

영화는 단순하지만 결코 단순하게 풀리지 않는 사건의 진행상황들로  결국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공권력의 무능력과 공공질서의식,그리고 사회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 모순들에 대한 냉소들을 감추지 않는다.
그리고 영화는 너무 잘 만들어져 기쁜 한편 또 너무나 슬프기도 하다. 단지 영화 내용 상 끝까지 살아남지 못한 가녀린 피해자 때문만이 아니라 결국 어떤 상황을 해결해내는 것은 법이나 사회적 안전망에 의해서도 아닌 온전히 "개인"의 책임일 뿐이라는 사실이며 앞으로 그 개인의 책임감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져 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엄중호와 같이 사회적 시스템의 도움을 바랄 수 없는 처지인 사람은 더더욱..이들의 고통은 오로지 개인의 고통일 뿐이며 사회는 그저 절차와 책임만을 강조할 뿐이니까..
(이것은 가까운 예로 허베이 스피리트호&삼성중공업 사건(태안기름유출)에서 보여진 공무원들의 대처방식, 숭례문 방화전소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덧: 슈퍼마켓 씬..영화관 관객들 중 누가 감히 가장 안타까운 장면으로 꼽지 않을 것인가..하지만 이렇게 자신에게 닥쳐올 위험을 스스로 버젓이 선택하는 경우는 자기 자신에게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슈퍼 주인아주머니는 결코 비난의 대상이 되어선 안되리라..

"우리는 적지 않은 순간 스스로의 손으로 자신의 목을 죄어올 이에게 무기를 쥐어준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금세 그런 예들이 떠오를게다. 때로 그것을 국민의 뜻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Arborday님의 영화 추격자 리뷰 중에서..

덧2: 김윤석 씨의 사투리 연기는 얼핏 송강호 씨를 연상시킬 정도로 목소리 톤이 매우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하정우의 연기는 소름끼칠 정도로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김윤석씨보다도 더 인상에 남는 것 같다.

2008/02/24 00:19 2008/02/2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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